4월 15, 2026의 게시물 표시

신의 목소리를 듣는 아이 3화 할머니의 비밀

이미지
 3화  할머니의 비밀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한 건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명화는 골목에서 들었다. 직접 들은 건 아니었다. 어른들은 명화가 지나가면 말을 멈췄다. 근데 멈추기 직전에 한두 마디가 흘러나왔다. 물가 근처에서 봤다고. 그 아이가. 명화는 그 아이가 자기라는 걸 알았다. 이상한 건 — 명화는 그날 물가에 없었다. 집에 있었다. 할머니가 나가지 말라고 했고, 명화는 나가지 않았다. 툇마루에 앉아서 하루 종일 하늘만 봤다. 할머니는 그걸 알고 있었다. 근데 사람들은 봤다고 했다. 그날 저녁, 명화는 할머니한테 물었다. "할머니, 나 그날 물가에 있었어요?" 할머니가 된장을 젓다가 멈췄다. "없었다." "근데 사람들이 봤다고 해요." "사람들이 잘못 본 거야." 목소리가 너무 조용했다. 화가 난 것도 아니고 놀란 것도 아니었다. 그냥 —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명화는 더 묻지 않았다. 밤이 됐다. 할머니가 잠든 뒤였다. 명화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방울 소리도 없었다. 그 고요함이 명화를 일으켜 세웠다. 신당 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원래 닫혀 있는 문이었다. 명화는 한 번도 허락 없이 그 문을 연 적이 없었다. 명화는 발소리를 죽이며 마루를 건넜다. 문 앞에 섰다. 안에서 냄새가 났다. 향 냄새였다. 근데 향을 피운 흔적은 없었다. 그냥 오래된 냄새 같았다. 벽이랑 바닥에 배어 있는 것. 문을 밀었다. 신당은 좁았다. 벽에 부적이 가득 붙어 있었다. 한쪽 구석에 제물 그릇이 놓여 있었고 그 앞에 방울이 하나 있었다. 명화가 아는 방울이었다. 할머니가 굿할 때 쓰는 것. 명화의 눈이 벽 한쪽으로 갔다. 사진이 있었다. 부적들 사이에 끼워진, 오래된 흑백 사진이었다. 반쯤 바래 있었다. 명화는 가까이 다가갔다. 여자아이였다. 명화 또래쯤 됐다. 한복을 입고 있었다. 눈이 컸다. 얼굴이 작았다. 명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