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목소리를 듣는 아이 7화 신당 앞에서
7화 신당 앞에서 굿판이 끝난 신당 안은 지독하게 고요했다. 방금까지 천장을 뒤흔들던 놋방울 소리와 할머니의 거친 무가는 간데없고, 오직 타들어 간 향의 잔해만이 눈처럼 하얗게 바닥에 내려앉아 있었다. 명화는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을 말아 쥐었다. 손바닥 중앙, 은색 방울이 살을 파고든 자리는 마치 뜨거운 인두로 지진 듯 화끈거렸다. 하지만 그 육체적인 통증보다 명화를 더 괴롭히는 것은 귓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환청이었다. '명화야, 나 좀 봐줘. 나 여기 있어.' 그것은 분명 이준의 목소리였다. 서울에서 내려와 처음으로 명화에게 말을 걸어주었던 소년. 하지만 동시에 그 목소리는 썩은 민물의 비린내를 머금은, 죽은 자의 축축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명화는 혼란스러웠다. 신이 들려준 그 목소리는 구원일까, 아니면 자신을 물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악귀의 유혹일까. 명화는 자신의 손등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마른침을 삼켰다. "명화야, 이리 와 보거라." 할머니 옥분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명화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옥분은 탈진한 듯 제단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평소 호랑이처럼 매섭던 할머니의 어깨가 오늘따라 유난히 작고 초라해 보였다. 옥분은 떨리는 손을 뻗어 명화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할머니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손가락 마디마디에서는 진한 향 냄새가 배어 있었다. "마지막 방울 소리가 울릴 때... 무엇을 들었느냐. 혹시 누군가 너를 부르지는 않더냐? 내 말이 들리거든 절대 대답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대답... 하지는 않았겠지?" 할머니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평생 신을 모시며 강인하게 살아온 노무당의 얼굴에 드리운 것은 다름 아닌 '공포'였다. 명화는 입술을 짓씹었다. 만약 그 목소리가 준의 것이었다고 사실대로 말한다면, 할머니는 분명 그 소년을 마을에서 내쫓으려 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더 무서운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 명화는 할머니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며 고개...